61년 만의 무죄, 최말자 할머니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1964년, 한 젊은 여성이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었습니다. 61년 후, 그녀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최말자 할머니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법 정의의 실현을 넘어, 우리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과 사법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 61년의 침묵
최말자 할머니 사건은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19세였던 최 할머니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1.5cm가량 절단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사회 분위기와 사법 시스템은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주장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형법 교과서에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었고, 피해자는 '강제 키스 혀 절단'이라는 자극적인 이름으로 낙인찍힌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1995년 발간한 '법원사'에조차 해당 사건이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기록된 것은 당시 사회의 왜곡된 시선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피해자의 고통은 외면당한 채, 사건의 선정적인 측면만이 부각되었던 것입니다.
재심, 그리고 무죄 구형: 정의는 뒤늦게 찾아왔지만...
2025년 7월 23일, 부산지법 형사5부는 최말자 할머니 사건의 재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검찰은 이날 최 할머니에게 무죄를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갑자기 가해진 성폭력 범죄에 대한 피해자의 정당한 방해 행위이고, 과하다고 할 수 없으며 위법하지도 않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했습니다. 61년 만에 정의가 실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의는 너무나 늦게 찾아왔습니다.
검찰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며 최 할머니에게 사죄했습니다.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갔다"며 "그 결과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최 할머니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무죄가 되는 사건이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무죄일 수밖에 없는 사건이 검찰과 법원의 잘못으로 오판됐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사법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침묵의 카르텔: 왜곡된 사회 인식과 사법 시스템의 문제점
최말자 할머니 사건이 61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 사건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왜곡된 사회 인식: 당시 사회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피해자를 보호하기보다는 사건을 선정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 미흡한 법률 및 제도: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법률 및 제도가 미흡하여,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사법 시스템의 경직성: 과거의 판례와 관행에 얽매여, 사회 변화와 피해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말자 할머니는 61년 동안 침묵 속에서 고통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침묵의 카르텔'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사회, 법률, 사법 시스템이 서로 얽혀, 피해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정의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을 형성한 것입니다.
최말자 할머니의 용기, 그리고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최말자 할머니는 최후 진술에서 "국가는 1964년 생사를 넘어가는 악마 같은 그날의 사건을 어떤 대가로도 책임질 수 없다. 피해자 가족의 피를 토할 심정을 끝까지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꼭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61년 동안 죄인으로 살아온 삶의 고통과,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최말자 할머니의 사건은 우리 사회에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남겼습니다.
-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 개선: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며,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낙인찍는 행위를 근절해야 합니다.
- 성폭력 관련 법률 및 제도 정비: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 및 제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 사법 시스템의 유연성 확보: 사회 변화와 피해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과거의 잘못된 판례를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최말자 할머니의 용기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미투 운동과 디지털 성범죄: 끝나지 않은 싸움
최말자 할머니 사건은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성폭력 문제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미투 운동을 통해 수많은 성폭력 피해 사실이 드러났지만, 가해자들은 여전히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와 같이 새로운 형태의 성폭력이 등장하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허위 영상물 제작 및 유포, 몸캠 피싱 등 디지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일상생활을 파괴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미흡하고, 피해자 보호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다음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법률 지원: 피해자들이 법적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 변호사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 심리 상담: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동반하므로,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 경제적 지원: 피해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치료와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계비, 의료비 등을 지원해야 합니다.
정의는 승리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말자 할머니는 최후 진술에서 "61년간 죄인으로 살아온 삶, 희망과 꿈이 있다면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인권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법을 만들어 달라고 두손 모아 빌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저는 최말자 할머니의 사건을 통해,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하지만, 정의의 실현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성폭력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피해자들을 지지하며,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이 모여, 성폭력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말자 할머니의 무죄 판결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최말자 할머니의 용기를 기억하며, 우리 모두가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 성폭력 :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인 행위를 하는 것
※ 미투 운동 :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사회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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